*~ 좋은 글, 詩(218)
-
人生은 비워가는 것 / 소 담
산다는 것은 쌓아가는 것 세월에 나이를 쌓고 나이에 경륜을 쌓는 동안 늘어가는 주름살 깊이 패인 주름살에 새겨진 번뇌 쌓여진 무게만큼 처져버린 어깨 인생은 비워 가는 것 욕심도 비우고 열정도 비우고 부귀영화도 비우고 가야할 길 가진 것에 대한 집착으로 비우고 버리지 못하면 ..
2020.02.26 -
고요한 아침 / 詩 이효녕
아주 고요한 아침이면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 데리고 햇살 따라 나서면 여기 저기 들꽃이 피고 벌들이 꿀을 따서 부는 달콤한 바람 언덕 아래 통나무 집 아래 작은 길이 보여요 아침에 뜬 해가 풀잎 위로 걸어가고 농부가 마차 끌고 가는 길에는 햇살 묻은 평화가 굴러갑니다 아주 고요하..
2020.01.30 -
오분간 ...詩 나희덕
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기다리는 오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 살박이가 뛰어..
2019.12.17 -
12月에...
눈 감아도 보이는 겨울의 투명한 길이 되어 줄 목숨 걸고 사랑함이 빛나는 純白의 지고함이여 눈꽃이 한라산 나뭇가지 마다 맺혀 백색의 天然美산야와 들판에 하나로 어울려 하늘은 대지를 껴안고 눈부심에 빛나는 雪野가 그립다 피곤함 없는 하루의 방랑객 되어 천사 손에 이끌리어 작..
2019.12.08 -
겨울 여백...
겨울 여백 / 혜원 전진옥 보라 햇살을 등에 지고 겨울 여백 나무에는 잎새 하나 달려 있다 푸른 날 싱그럽던 나뭇잎이 대지 위에 그리도 가득 차더니 빈 여백만을 가져다주는구나 눈빛 시린 길거리 같지만 드넓은 하늘을 볼 수 있어 좋고 여백이 생기는 것 같아 좋다 허공을 가르는 바람은..
2019.11.26 -
*~어제보다 비밀이 많아졌다
오늘 구름은 뼈가 있다 구름의 늑골 사이에서 달이 달그락거리고 나도 주머니 속 당신의 운율감 넘치는 손가락뼈를 만져본다 지나가다 만난 돌이 모자를 벗고 이마를 수그리고 저를 낳은 저녁에게 예의를 다하고 있는 순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긴 시간을 봉헌하고 있는 순간 날개의 질료..
201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