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글, 詩(218)
-
'엄마 마중' / 김동성 작가 이야기 형식의 한국화
'엄마 마중'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낑' 하고 안전 지대에 올라섰습니다 이내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차장은 '땡땡'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는. . . 이 차장도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전차가 또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 우리 엄마 안 와요?"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 하고 이번 차장은 내려와서,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하고 갔습니다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
2021.05.21 -
꿈...
내가 四月에 피는 水仙을 사랑함은 내가 그대의 아름다운 눈동자 기억하여 잊지 못함도, 내 꿈의 影子를 어렴풋이나마 저 自然과 그대의 얼굴에서 바라볼 수 있기에... 내 꿈이 사라질 때, 나의 사랑도 나의 言語도 나의 온갖은 비인것 뿐 이렇듯 빛나고 아름다운 그곳에 서서 언제나 내 갈 길을 손짓하여 주는 내 꿈은 나의 영원한 깃발 나의 영원한 품.. . . . 꿈... 詩김현승
2021.04.06 -
비의 노래 ...칼릴지브란
나는, 부드러운 손으로 조용히 사람들의 창문을 두드리며 노래하네. 하지만 내가 부르는 이 축복의 노래는 감성이 풍부한 영혼을 지닌 사람들만이 이해한다네. 대기(大氣)속의 열이 나를 태어나게 하지만 나는 그 열을 식혀 주기도 한다네. 여인이 남자로부터 받은 힘으로 힘센 남자들을 이겨내듯이, 나는 바다의 한숨 나는 들판의 웃음 그리고 나는 하늘의 눈물. 사랑도 그러하리니 사랑은 깊은 감정의 바다에서 생긴 한숨이며 다양한 영혼의 들판들이 내는 웃음소리이며 영원한 하늘의 추억들이 빚어내는 눈물인 것을... 비의 노래 ...칼릴지브란
2021.03.20 -
풍선인형 그리고 바람과 허공 / 구석본
내 안에서 일어난 바람이다. 허공이 길이고 길이 허공이었던 바람, 내 안에서 팽팽한 몸을 일으킨다. 바람의 몸이다 내 안에 갇혀 몸으로 일어선 허공이다. 이제 춤과 노래와 눈물로 그대 앞에 펄럭이지만 바람의 껍질일 뿐 간혹 그대를 향해 조명처럼 반짝이는 한 때의 그리움은 더 어두운 허공으로 이어질 뿐 바람의 춤이었고 노래였고 눈물이었기에 끝내 먼 허공으로 깊어간다. 이윽고 밤이 깊어지면 누군가 내 몸에서 바람을 뽑는다 내 생(生)의 껍질이 착착 접혀진다. 다시 허공으로 풀어져, 어둠과 같이 바람의 길이 된다. 풍선인형 그리고 바람과 허공 / 구석본
2021.03.18 -
스스로 빛나는 별... 이정하
가끔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수많은 별들 중에서 그 어느 것 하나 빛을 내지 않는 별은 없습니다. 나 하나의 존재라는 것은 정말 보잘것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 수 많은 별들이 각기 제 나름의 이름을 가지고 제 나름의 모습으로 빛나고 있듯이 우리 또한 제 나름의 이름으로 세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누가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별은 스스로 빛납니다. 누가 호명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별 그 별처럼 우리의 이름도 우리 삶도 스스로 빤짝거렸으면 좋겠습니다. . 스스로 빛나는 별. . .이정하 詩
2021.03.16 -
해질 무렵 어느 날 ...詩 이해인
꽃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해질 무렵 어느 날- 詩 이해인
202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