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꽃물 -- 詩 최삼용

2022. 8. 12. 08:57*~ 좋은 글, 詩

 

 

 

 

 

봉숭아 꽃물

 

 

햇발은 용마루 돌아들다 댓돌에 조는데

누런 감꽃 뚜욱 뚝

눈치 없이 떨어지는 날

봄볕은 그림자를 길이로 뻗는다

 

맏이 된 죄로 살붙이 막냇동생 등에 업고

어림 십리 장터에 가난을 팔던

당신의 보석 같던 젊음 대신

곱절로 팬 주름 자리에

세월만 겹겹이 터울로 앉는데

 

푸서리 찔레꽃은 되바라져 피었다 지고

짓무른 봉숭아 꽃물

그때처럼 손톱  위에 여름을 포갤 즘

조심조심 꿈 하나

누이 가슴에도 새겨졌을까

 

 

詩 최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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