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이해인

2024. 2. 24. 20:08*~ 좋은 글, 詩

 

 

 길 위에서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 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도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어두울수록
 눈물 날수록
 나는 더 걸음을 빨리한다

 

 

 길 위에서 ... 이해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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