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윤동주 詩 / 안치환

2021. 5. 18. 23:05♬~가 - 요/고 독

 

편지. . .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지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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