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인형 그리고 바람과 허공 / 구석본
2021. 3. 18. 21:08ㆍ*~ 좋은 글, 詩
내 안에서 일어난 바람이다.
허공이 길이고 길이 허공이었던 바람,
내 안에서 팽팽한 몸을 일으킨다.
바람의 몸이다
내 안에 갇혀 몸으로 일어선 허공이다.
이제 춤과 노래와 눈물로 그대 앞에 펄럭이지만
바람의 껍질일 뿐
간혹 그대를 향해 조명처럼 반짝이는 한 때의 그리움은
더 어두운 허공으로 이어질 뿐
바람의 춤이었고 노래였고 눈물이었기에
끝내 먼 허공으로 깊어간다.
이윽고 밤이 깊어지면
누군가 내 몸에서 바람을 뽑는다
내 생(生)의 껍질이 착착 접혀진다.
다시 허공으로 풀어져, 어둠과 같이 바람의 길이 된다.
풍선인형 그리고 바람과 허공 / 구석본
'*~ 좋은 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 (0) | 2021.04.06 |
---|---|
비의 노래 ...칼릴지브란 (0) | 2021.03.20 |
스스로 빛나는 별... 이정하 (0) | 2021.03.16 |
해질 무렵 어느 날 ...詩 이해인 (0) | 2021.03.14 |
고독. . . 박인혜 (0) | 2021.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