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주무시고...
2020. 4. 19. 21:22ㆍ*~ 좋은 글, 詩
님은
주무시고,
나는
그의 베갯모에
하이얗게 수놓여 날으는
한 마리의 학이다.
그의 꿈속의 붉은 보석들은
그의 꿈속의 바닷속으로
하나하나 떨어져 내리어 가라앉고
한 보석이 거기 가라앉을 때마다
나는 언제나 한 이별을 갖는다
님이 자며 벗어놓은 순금의 반지
그 가느다란 반지는
이미 내 하늘을 둘러 끼우고
그의 꿈을 고이는
그의 베갯모의 금실의 테두리 안으로
돌아오기 위해
나는 또 한 이별을 갖는다.
님은 주무시고 - 詩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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