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Schwartz - Pavane

2016. 9. 9. 06:48. 연주 & 경음악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처서, 헬리크리섬(밀짚꽃)과 마루와 감성놀이. 가을이 오는 이유 / 박종영

        하얀 길은 불볕더위에 턱없이
지친 채 

길 한편을 더운 바람에 내주고

먼지를 날리던 기억이 있다

물기 끌어올리는 텃밭 감나무 한 그루,
번들번들한 잎 늘어뜨리고 고개를 조아린다

가슴 흔들며 떠가는 뭉게구름,
그 아래 가을 길을 열고 줄 서 있는

볏논의 질서가 파란 물길 내주고 바람을 모은다

올해도 기어이 풍요는 올 것인가,
제비 한 쌍이 낮게 비행할 때마다
벼포기 흰불나방이 힘없이 사라진다

어디 그뿐이랴,

다랑논 물꼬에 풀대 물레방아 만들어

어두운 세월 흘려보내는 손자 돌 이의

착한 손놀림이 보배스런 기운으로 눈에 잡힌다

하늬바람에 날리는

농부의 흰 머리카락과 논둑에 핀

코스모스 가는허리의 아픔을 달래듯

고추잠자리 빙빙 날아 지평선 하늘 끝에 매달리고,
개오동 나무 옆구리 건드리고 숭숭 지나가는

선선한 초가을 바람이 익숙한 웃음으로
한층 두께를 더하면서 푸른 들녘을 들쑤신다


낮은 곳으로만 흐르던 얼룩진 하늘이
청명하게 열리는 날, 우리는 모두 가을이 되는 것이다.

 

코스모스와 다른 예쁜꽃 모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