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 이 채

2012. 12. 26. 09:14. 연주 & 경음악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 이채

       

      사랑보다 찬란한 보석이 없음을

      정녕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를 미워한 날이 더 많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믿음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

      가슴으로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만 쌓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용서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없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하고

      반목의 싸늘한 바람만 불었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비우고 낮추라는 말이

      백 번 옳은 줄은 알지만

      부질없는 욕심의 씨앗만 키워 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내 홀로인 고독의 외딴방으로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을 가둬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12월의 하늘을 창문을 열고보니

      곧 하얀 눈이 펑펑 올 것 같습니다

      그때 내마음에 천사도 함께 왔으면

      오늘은 하얀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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