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한 가운데. .

2021. 2. 22. 07:13*~ 좋은 글, 詩

 

 

   봄의 한 가운데. . .

 

   나무가 사람을 향해 걸어오고
   사람이 풀잎을 향해 말을 건다
   버드나무 잎새가 폭포가 되어 쏟아지고
   살구나무 가지가 창이 되어 하늘로 날아간다

   오래 참으면 그리움이 난폭해진다
   어린 잎이 어른 잎에 뒤질세라
   껍질을 밀고 뛰어 나온다

 

   누가 찔레 덩굴이 봄을 완성하리라는 걸
   의심하겠는가
   제 먹을 꿀이 남아도
   벌들이 쉬지 않고 꿀을 모은다

 

   나비 날개가 화려해지면
   살구와 복숭아가 익으리라

 

   혼자 선 집보다 함께 선 나무들이 아름다움을

   외로움을 택한 사람들보다

   군집을 택한 풀잎들이

   아름다움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 가운데
   봄의 한 가운데

 

   詩.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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