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창가에서 ... 이해인

2014. 6. 7. 06:15*~ 좋은 글, 詩

 

 

 

 

하늘

그 푸른 둘레에

조용히

집을 짓고 살자 했지

 

 

귤빛 새벽이

어둠을 헹구고

눈을 뜨는 연못가  

 

 

순결은 빛이라 이르시던

당신의 목소리

 

 

바람 속에 찬데

저만치 손 흔들며

앞서 가는 세월  

 

 

나의 창문엔

때로 어둠이 내렸는데

화려한 꽃밭에는

비도 내렸는데

 

 

못가엔

꿈을 심고 살자 했지

 

 

 백합화 촛불 들고 가는

새벽 길에

기도를 뿌리면  

 

 

 

돌을 던질 수 없는

침묵의 깊은 바다

내 마음에

태양이 뜬다

 

 

꽃들이 설레이며

웃고 있는 밭 사이

창은 하늘을 마시고

 

 

 

내가 작아지는

당신의 길

 새벽은 동그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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