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상곡 5번 내림 나장조 / 존 필드(John Field)

2017. 1. 22. 22:32. 클 래 식

 

 

 

생...

 

나는 평생 강을 보며 살았다

강물을 따라왔던 것들은 눈부셨고,

강물을 따라 가버린 것들도 눈부셨다.

아침 강물은 얼마나 반짝이고

 

저문 물은 얼마나 바빴던고,

그러면서 세월은 깊어지고 내 인생의  

머리위에도 어느덧 서리가 내렸다

 

들여다보면 강물은 얼마나 깊고

인생은 또 얼마나 깊은가

손 내밀어 삶은 그 얼마나 아득한가

 

나는 풀꽃이 진 자리에 앉아 산그늘로 뜨거운

내 젊음을 덮어 식히곤 했다

 

, 길 내 인생의 길에 푸른 산을 그리던 빗줄기들

빈 산을 그리던 성긴 눈송이들

참으로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이었다

 

어느 날 강을 건너다 뒤돌아보았더니

내 나이 서른이었고

앉았다 일어나 산 보니 마흔이었고,

감았던 눈을 떴더니

나는 쉰 고개를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 김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