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 요

가을에 만난 사람들 / 유익종

♬..Ppp 2019. 10. 29. 22:02



 
  오늘은 바람이 분다
  먼 곳에서 내 옷깃이 펄럭인다
  그 사이로 사람 몇 이가 흔들린다


  흔들리는 사람과 집들은 아직은 수평선
  내 사랑처럼 포근하게 다가오던 햇볕 몇 점
  거리를 막고 서서 벽을 허문다

  내 삶 하나가 모퉁이에서 떤다
  내 마음도 덩달아 흔들리고
  그 위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쌓인다


  보이지 않는 손길로
  빗줄기 잡지 못하는 생각은 끝없고
  인생이 바람이라는 걸 모르는
  평온의 아주 어두운 날들은
  거기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바람이 흐느낀다
  집이 흔들리고 날은 어둡다
  세찬 바람이 온몸을 쓸어내려
  살아온 삶이 썩은 落果낙과로 흔들린다


  인생이라는 것을 높이 세워
  허물어지는 벽에 걸어 놓으며
  바람에 조금씩 쌓이는


  아, 슬프게 살다 어딘가 떠나는 사람들
  바람이 겨우 그치고
  그 뒤에 삶이 바람에 묻히는 걸 남겼다


  오늘은 바람이 분다 / 이효녕 詩



가을에 만나 사람들 / 유익종



바람이라도 맞이하여

문을 여네..

그러나

찾아드는것은

낯선

가을 햇살

눈에 설어서

부시기만 하네...